아침에 일어나 휴대폰을 집어들고는 시간을 본다. 어째 오늘따라 휴대폰의 반응 속도가 늦다. 산지 2년 즈음된 3G 초창기 모델 휴대폰. 전자 기기도 영원할 수는 없을테니 언젠가는 고장날 거라는 건 익히 알고 있는 터라 배터리를 빼고, SIM도 빼서 다시 끼운 후 power-on을 했는데로 반응 속도가 영 좋지 않다. 아무래도 어딘가 문제가 있긴 한 것 같다.
세면대에서 세수를 하다가 물이 잘 빠지지 않는다는 걸 느꼈다. 이제 세면대 청소를 할 때가 된 것 같다는 걸 느꼈다. 이 집에 이사온 지도 한 2년이 넘은 것 같고 주말에는 배수구 청소제를 넣어야 할 것 같다.
날씨가 추워진 것도 그렇고, 끊었다가 한 2년 정도 담배를 다시 피우다 보니 감기도 잘 떨어지질 않는다. 주머니를 뒤적이다가 담배갑을 보니 담배 세 개피가 남았다. 이게 내 인생의 마지막 담배라면 어떨까. 반응 속도가 느려진 휴대폰을 들어서 사진을 찍으려고 보니 이번엔 카메라 프로그램을 실행할 수 없다고 한다. 다시 배터리를 빼고 휴대폰도 리부팅해본다. 몇 번을 반복하니 휴대폰이 제 정신을 차린 것 같다. 이제 녀석도 늙은 게 분명하다.

세 개피의 담배를 다 피우면 습관처럼 편의점에서 사서 피우겠지만, 인생이 삼년 남았다면 편의점에서 살 수는 없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