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쿨에이드 먹는다"

한달 반 전쯤에 역사 유래를 알아야만 하는 표현을 요즘 하는 일이 어려운 이유에서 썼던 적이 있다. 오늘은 그간 공백이 좀 길었지만 새로운 표현 하나 추가한다. 이른바 "I drink the Kool-aid" 이다.

쿨에이드란 크래프트(Kraft) 푸드사의 분말 형태로 된 쥬스 제품으로 어릴적(아니면 요즘도) 먹어본 기억들이 다들 있을만한 제품이다. 가루를 물에 타면 맛있는(그땐 맛있었던) 쥬스가 되는 그런 제품이다. 쿨에이드는 색깔도 다양해서 보통 이제 막 정신이 든 4~5살부터 10살 전후까지 그러니까 우리나라로 따지면 초등학생에게 인기 짱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I drink the Kool-aid'라는 표현은 '나 쿨에이드 먹는다'는, 어떻게 보면 초등학생들이 또래 친구들에게 '먹고싶지?' 하는 표정을 지우며 말하는 듯한, 다소 유아적인 표현으로 오인할 수도 있지만 이 표현의 배경은 매우 암울하다 못해 섬ㅤㅉㅣㅅ하기 짝이 없다.

1970년대 말, 리버렌드 짐 존스(Reverend Jim Jones)라는 사람은 남미 가이아나 밀림지대에 '인민사원'을 짓고 '사회 개혁'을 부르짖고 있었다. 그런데 그러다보니 신도들이 자기를 따르고 왕처럼 살 수 있다보니 권력을 휘두르고 사람도 죽이고 그랬다. 마치 JMS나 신나라 같은 사이비 종교 집단처럼 그런 류의 생활을 하게 된 것이다. 그러다가 정부가 사이비 종교를 척결하고자 단속을 벌이게 되자 짐 존스는 자신의 행위가 드러날 것을 두려워한 나머지 다 같이 죽는 결심을 하게 된다. 이 때 짐 존스는 쥬스를 모든 신도들과 함께 먹게끔 했는데 이 쥬스에는 청산가리가 혼합되어 있었다. 결국 신도를 포함한 914명이 단체로 음독자살한 사건이 발생하게 된다. 우리나라에도 단체로 자살(혹은 집단 타살)한 경우는 오대양 사건 등이 있지만 규모 면에서는 비교가 안된다(딴지일보, 다종다양 사이비 종교 사건들 참조).

교주가 먹자고 하니 먹어버린 이 쥬스. '남이 장에 간다고 하니 씨오쟁이 짊어지고 따라간다'는 우리 속담에서 주관없이 사는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그와 비슷한 맥락에서 이 이야기를 바라봐도 좋겠다. 어쨌든 이 쥬스 색깔 쿨에이드처럼 화려한데다가 아마도 이 쥬스 만들 때 쓰였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그런 탓에 '나 쿨에이드 먹는다'는 말은 '나 교주님 말씀대로 그 쥬스를 먹는다'의 의미를 갖는다.

주관없이 따라할 때도 'I drink the Kool-aid' 라고 하고 신제품이 나온 후 정보가 많지 않은 상태에서 제조사의 말만 믿고 위험을 감수한 채 덥썩 사는 경우에도 'I drink the Kool-aid'라고 표현한다.

참고 : Don't Drink the Kool-Aid

by KoKIDS | 2005/03/07 01:36 | 영어 표현의 유래들 | 트랙백 | 덧글(0)

트랙백 주소 : http://kokids.egloos.com/tb/1040949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