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에 바르는 비타민C라...

개인적으로 화장품 전문가도 아니고, 남자이지만 과학적 사고와 화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으로서 입소문을 타고 잘 팔리는 피부에 바르는 비타민C 세럼 제품들이 있다길래 제품 전성분을 살펴보니 대충 이런 것들이 들어 있었다(많이 들어가 있는 순서대로).


정제수, 아스코빅애씨드, 부틸렌글라이콜, 생열귀나무싹추출물, 에탄올, 글루코오스, 소듐락테이트, 피이지-60하이드로제네이티드캐스터오일, 하이드록실레이티드레시친, 글리세린, 소듐하이알루로네이트, 페녹시에탄올, 잔탄검, 피이지180, 글루코놀락톤, 홍화추출물, 소듐바이카보네이트, 메칠파라벤, 디에톡시에칠썩시네이트, 베타-글루칸, 녹차추출물, 암모늄아크릴로일디메칠타우레이트/브이피코폴리머, 레몬껍질오일, 레시틴, 토코페릴아세테이트, 카프릴릭/카프릭트리글리세라이드, 유비퀴논, 디이소프로필아디페이트, 나이아신아마이드, 판테놀, 징크피씨에이

정제수는 물, 아스코빅애씨드(번역 참... ascorbic acid)는 비타민C의 다른 말이고... 부틸렌글라이콜은 보습제,
생열귀나무싹추출물은 찾아보니 비타민C가 많다는군. 여기까지가 주성분 되시겠다. 이런 류의 제품이 나온 목적같다.

그 다음은 얼굴에 드는 느낌을 충족시키기 위한 성분들을 살펴볼까나. 에탄올은 알다시피 알콜이므로 바르면 화끈하면서 시원하다. 다만 결국 피부에 자극을 주어 부어 오르니 잠깐 동안은 모공이 부어서 구멍 자체가 작아지니 마치 모공케어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들테고. 글루코오스, 소듐락테이트도 보습제,
디이소프로필아디페이트, 나이아신아마이드, 판테놀은 모두 컨디셔닝 첨가제이고, 징크피씨에이는 번들거림 방지를 위하는 거고. 여기까지는 뭘 발랐으니 피부에 닫는 감촉을 위해 많이 넣어준 대표적 성분되겠다.

피이지60하이드로제네이티드캐스터오일이나 하이드록실레이티드레시친은 하이드로제너이티드(hydrogenated)이 뜻하는 것처럼 수소를 첨가해서 불포화를 포화 상태로 바꾼 것으로
각각 캐스터오일과 레시틴에 수소 첨가를 하여 부패하지 않도록 안정화시킨 것이다. 글리세린/소듐하이알루로네이트도 보습제, 잔탄검은 유화제라고 해서 간단히 표현하면 계면활성제다. 요즘 들어 합성계면활성제 논란이 많으니까 천연이 강조되면서 자주 쓰이는 원료다. PEG-180은 습윤제로서 유효 성분 물질을 피부에 흡수시키려고 집어 넣었을 듯. 여기까지가 주 유효 성분을 어떻게 피부에 흡수시켜줄까를 해결해주는 부분이겠다.

이제부터는 이 화장품을 부패하지 않게 잘 살아남게 해줄 것인가다. 사람 얼굴과는 별 상관이 없는 첨가물들이다. 페녹시에탄올, 메칠파라벤과 같은 미생물이 살지 못하게 하는 이른바 '방부제'는 안 들어가 있는 화장품은 없다. 일단 좋냐 나쁘냐는 떠나서 논쟁의 소지가 많다. 다만 이게 없으면 상온에서 화장품은 금새 미생물에 의해 부패되고 쓰자니 요즘들어 제기되는 발암 물질 논란에서 자유롭지는 못하다. 화장품 냉장고 사서 쓸 생각이 아니면 그냥 들어간 거 써야지 뭐. 소듐바이카보네이트... 이건 화학적 산염기 완충제일테고 디에톡시에칠썩시네이트는 도저히 뭐하는 애인지 모르겠다... 암모늄아크릴로일디메칠타우레이트/브이피코폴리머... 이름도 길다. 대충 찾아보니 점성도 조절에 쓰인다는데 안정성은 있는데 정말 안전해서인지 아니면 평가가 아직 덜 이뤄진 상태인지는 두고볼 문제인 것 같다. 토코페릴아세테이트는 하이드로제네이티드캐스터오일, 레몬껍질오일 등 유성 오일류의 산화방지제이고...

마지막으로 '기능성 화장품'이라는 이름표를 달기 위한 일종의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성분들.
글루코놀락톤은 부작용 논란이 많은 알파하이드록시산(AHA)의 대체로 주름제거/각질제거 목적으로 넣은 것이고. 홍화추출물. 솔직히 난 이거 효과는 모르겠다. 그리고 또 레시틴... 솔직히 난 이게 여기 왜 들어가는지 모르겠다. 이미 하이드록실레이티드레시틴이 있는데 여기에 레시틴을 또? 계면활성제로 쓰려고 넣은 건지 아니면 레시틴을 유효 성분으로 하려고 한 건지...베타글루칸은 뭔 버섯에서 추출한 거라고 하고, 녹차추출물은 당연히 녹차에서 뽑았을 꺼고. 유비퀴논... 이른바 비타민Q 잘 모르겠다면 코엔자임Q10하면 다들 알만한 것.

대충 구성은 그러한데, 아무리 짱구를 굴려봐도 주 성분인 물과 비타민C, 그리고 보습제, 알코올 정도의 가격은 아주 싸다. 그 이후의 첨가물도 비쌀 재료는 없다. 더 궁금한 점은 비타민C는 내가 알기론 그 자체로서 피부에 흡수가 안된다는 게 아직까지의 견해다. 레몬을 아무리 갖다가 얼굴에 붙여도, 오렌지쥬스로 세수를 한들 피부에 비타민C를 공급할 수는 없다는 이야기. 비타민C 수용체를 해서 피부에 투입시킨다는 이야기는 있긴 한데 글쎄... 현재까지 결론으로는 결국 이런 류의 화장품으로 '아... 비타민C가 얼굴에 스며드는 것 같아요'의 느낌은 얻을 수 있겠지만 글쎄... 단돈 몇 만원에 그 이상을 얻을 수 있을까. 사실 만 원대도 나와 있다.

P. S. :  반박 환영

by KoKIDS | 2009/05/06 18:09 | 일상에 대한 생각들 | 트랙백 | 덧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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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카스피 at 2009/05/09 01:46
반박이라기 보다는 제가 생각하는 부분을 말씀드리자면

Vitamin C의 수용체 내지는 채널이 피부세포막에 없다고 하더라도 Vitamin C자체가

아주 큰 분자가 아니기 때문에 바를때 손바닥으로 톡톡 치는 작용으로 흡수가 가능하리라

보구요 이런 제품들에서 Vitamin C의 기능이 흡수되서 세포내에서의 작용말고도 세포외에서

항산화제로서의 역할 또한 중요하리라 봅니다. 피지의 끝이 검게 블랙해드가 되는 것도 피지가

공기등에 접촉되면서 산화되고 멜라닌색소가 쌓여서기도 하구요. 꼭 세포에 흡수가 되지 않더라도

항산화제로서 긍정적으로 작용할만한 기작은 많다는 거죠. 회사측에서 조작한 사용평가가 아니라

정말 사람들이 작성한 사용후기라면 충분히 효과는 기대할만할 것이라는게 제 생각입니다.

요새 마약수라로 유행하는 속담이 있지요 ㅎㅎ 아니땐 굴뚝에 연기나겠습니까? 많이 팔리는데는

어느정도는 그만한 이유가 있지요.

Commented by KoKIDS at 2009/05/11 09:49
카스피 /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다만 제 견해로는 애초에 피부는 흡수 기관이 아닌 배설 기관이고 세포는 지용성은 잘 통과시키지만 수용성은 잘 통과시키지 못합니다. 잔탄검 같은 계면활성제로 세포막을 녹여서 PEG-180등으로 피부에 어느 정도 흡수를 시킬 수는 있을 겁니다. 다만 한계는 있으리라 보기에 세포로 비타민C를 넣으려고 노력하는 것보다는 오히려 체내로 비타민C를 투입시키고 피부에 자외선을 차단해서 멜라민 생성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게 나을 것 같군요. 바꿔 말하면 간단히 스킨이나 로션을 바른 후 자외선 차단제를 자주 발라주는 정도로 하고 집에 돌아온 다음 세안을 깨끗이 하고 수분 및 비타민C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얼굴에 비타민C를 발라주는 것보다 더 효과가 있을 것 같다는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블랙헤드와 모공의 문제는 자주 세안하고 평생 관리할 수 밖에 없습니다. 모공의 크기는 타고난 것이기 때문에 잠깐 빼고 조인다고 줄어드는 게 아닙니다. 블랙헤드빼서 해결될 거라면 왜 그 자리에 계속 블랙헤드가 생길까요. 큰 모공을 줄이려면 피부과에서 모공의 분화구를 '잘 깎아' 주시면 됩니다.
Commented by 카스피 at 2009/05/09 01:47
오타가 있네요 마약수사입니다 ㅎㅎ
Commented by KoKIDS at 2009/05/11 14:09
그런데 어딘가에 링크가 있다고 해서 가봤더니 간과하고 있다고 써 놓으셨던데 그 '간과했다는 것'에 대한 건 적어두질 않으셨네요. 무의미한 논쟁이 될 것 같아서 더이상 댓글은 달지 않겠습니다.
Commented by derazz at 2009/05/09 12:58
신기할세. 원래 화학에 꿈이 있었던 거 아냐?
Commented by KoKIDS at 2009/05/11 09:51
화학에 꿈은 있었는데 화학선생님은 성적을 잘 주셨는데 교수님은 학점을 잘 안주시더군. 쳇.
Commented by woiny at 2009/05/10 00:23
완전 전문적인데~ 퍼온거 아니죠?ㅋ
Commented by KoKIDS at 2009/05/11 09:51
내가 펌질꾼처럼 보이냐. -_-+
Commented at 2009/05/10 13:22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KoKIDS at 2009/05/11 09:50
그러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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