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날들 되돌아 보기

2008년 9월 29일. 연애의 목적. 1년 전 밤, 케이블 OCN에서는 '연애의 목적'을 또 해주고 있었다. 사실, 난 이 당시 오래간만에 연락이 되었던 '이 선생님'과 메신저 정도로 연락을 주고 받고 있었긴 한데 '연애'를 하는 건 아니었다. 근 십이년 만에 만난 친구 정도랄지. 그런데 공교롭게도 나이가 들어 서로의 생활과 가정 그 모든 것은 친구라는 만남을 그닥 반갑게 하지는 않는 모양이었다. 일년이 지난 다음에야 이야기하지만, 아무렇지도 않은 그런 대화의 물꼬는 주변의 반갑지 않은 원치않는 시선 덕분에 이제는 영영 친구로서도 남지 않는 추억이 되어 버렸다.

2007년 9월 29일. 이틀 후면 또 휴일이라고 한 걸 보니 추석이 끝나고 주말이었던 것 같다. 한창 가을로 접어들면서 심경의 변화가 심했던 즈음, 아마 이 때부터 틀 안에서의 '나'에 대한 고민이 커졌지 않나 싶다. 그렇게 그 해 10월 초가 되자 포털에서 뉴스 기사를 보는 거라든가, 메신저로 대화를 한다거나, 취해서 문자를 보내는 걸 끊어야 한다는 다짐을 했던 걸 보면 말이다. 2년이 지난 지금, 저 세 가지 끊어야 한다고 했던 걸 돌이켜 보건데 포털에서 뉴스 기사 보는 건 직업 상 끊을 수가 없고, 메신저로 대화하는 건 회사 방침 상 거의 안하는 일이며, 취해서 문자 보내는 일은 이젠 없다.

2006년 9월 29일. 내겐 처절했던 2006년. 블로그엔 2006년의 기록이 거의 남아있지 않다. 보일듯이 보일듯이 보이지 않는 일을 하느라 녹초가 되어 있었고, 내 주변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시간을 갖자고 했다. 아마 그해 9월 29일은 금요일이었으니 일주일 내내 대전에서 우울한 독수공방의 나날을 보내다가 주말이 되자 집으로 가기 위해 차를 몰고 막히는 고속도로를 올라오고 있었을 듯 싶다. 졸면서.

2005년 9월 29일. 내 아이. 근희의 백일날. 지금은 51개월 다섯 살짜리 꼬마지만. 사실 백일 잔치를 하는 건 고사하고 제일 바쁜 건 태어난 애를 위해 불확실한 미래를 타파하는 것이었다. 이른바 '안정적인 직장 잡기'. 그 시절 이후, 인생의 방향도 많이 바뀐 건 사실이다.

2004년 9월 29일. 난 다시 복학해서 공부를 하고 있었다. 1996년 학부를 들어간 애가 여전히 학부를 다니고 있다니 원... 사실 많은 생각을 하게 한 시간만큼 내 인생은 소중하게 흘렀다. 난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1998년말부터 2001년까지의 닷컴버블 키드로서의 삶 끝자락을 끝까지 부여잡고 살았다. 그 아쉬움은 일찍 끝냈어야 했을까. 어떻게 보면 조금만 더, 조금만 더를 생각하며 몇 년 더 가보려는 생각에 2~3년을 더 끌었던 건 아니었을까 하는 지난 생각이 아직도 가슴에 스친다.

대한민국으로 다시 돌아오던 그 해 6월 4일 저녁. 타국 공항에서 비행 시각을 기다리던 그 때가 불현듯 떠오른다. 그러고 보니 그 이후 난 단 한 번도 국제선 비행기를 탄 적이 없다.

(이후 덧붙임: '단 한 번도'에서는 일(업무, 학업 등)을 의미함)

by KoKIDS | 2009/09/29 13:58 | 일상에 대한 생각들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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